지난 포천시의회 정례회 마지막 날 2023년도 공유재산 제4차 변경관리계획안 표결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퇴장이 있었다. 예상컨대 해당 의원들은 본 의안의 표결 자체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회의장 퇴장을 강행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퇴장은 자연스럽게 이후 상정된 2023년도 제4회 추가경정 예산안,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등 다수 의안에 대한 표결 불참으로 이어졌다.
이에 본 의원은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발의 제안설명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표결 불참 행위에 대해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동료 시의원의 입장에서 한차례 깊은 안타까움을 표시한 바 있다.
당시 본회의에서는 의안의 표결이 가능한 상황이었고 실질적인 토론의 기회 또한 부여되었다. 의원들은 ‘기권’의 의사표시 후 해당 절차와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이는 추후 소송 등을 통해 그 적법성을 다툴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 퇴장이라는 강수를 두고 이어지는 의안 표결도 대수롭지 않게 패스해버린 의원들의 행동은 시민을 위한 정치라고 할 수 없다.
혹자는 ‘표결 불참’이 의원들의 하나의 의사표시라 주장하고, 일부 여론은 복잡한 쟁점 법안과 당론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불참도 의원의 중요한 의사표현의 하나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권’은 하나의 정치적 의사를 택한 것이지만 ‘불참’은 의사를 아예 택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가 투표장을 아예 찾아가지 않는 ‘불참’은 투표 의사가 없다고 추정될뿐더러 선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하였으나 고의든 실수든 무효로 처리된 표는 ‘기권’과 유사하여 투표율에 집계되는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그러하다.
지방의회 의원이 논쟁이 된 안건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는다면 의원의 ‘표결 불참’은 단순히 자신의 소신, 의사 표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의기관인 지방의회 의원의 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지방의회의 의결권은 중요한 사항에 대해 의사와 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으로서 지방의회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이다. 그 본질적 임무인 입법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보유하는 권한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지방의회 의원의 개별적인 의사에 따라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포천시의원은 주민 전체이익과 일반의사에 합치되도록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에도 의원들이 당론 등을 이유로 ‘표결 불참’을 반복하여 자신의 의결 권한 행사를 포기한다면 과연 대의민주주의가 바르게 작동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새해에는 포천시의회 의원 모두가 주민 대표로서의 자신의 고유 권한을 다시 한번 소중히 되새기고 의안에 대한 토론과 표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식물의회가 아닌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포천시의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