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황규진 기자]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주민들에 감동을 선사하는 도시락이 화제다. 도시락의 이름은 ‘작은행복나눔도시락’. 매주 지역의 어려운 독거 어르신들에게 온기를 전하는 특별한 도시락이다. ‘배부르고 마음부른’ 도시락 미담의 중심에 유봉숙 부녀회장(59)이 있다.
10여 년간의 ‘나눔의 삶’
유봉숙 회장에게 나눔은 삶이다. 10여 년을 홀몸어르신, 장애인, 저소득층의 곁에서 함께해왔다.
저소득층 반찬 나눔, 홀몸 어르신 생일잔치와 식사 나눔, 김장 나눔, 주거 취약계층 집 청소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리에는 항상 그가 있다.
유 회장이 가장 마음을 두는 대상은 ‘홀몸 어르신’이다. 여기에는 10년 전 작고한 남편 김광선 씨의 영향이 컸다. 김광선 씨는 영북지역 방범 대장으로 십수 년을 봉사해 왔다. 특히, 지역 어르신들에 관심이 깊었다.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이 떠오른다고 했다. 유봉숙 회장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부부는 일심동체로 주변 어르신들을 돌아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려움이 닥쳤다. 남편 김광선 씨가 갑작스러운 백혈병 발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 괴로움으로 한동안 삶을 포기하듯 지내다 문득, 남편의 못 다 이룬 꿈을 떠올렸다. “영북면 토박이였던 그 사람에게 봉사는 사명이었다. 건강하기만 했다면 계속 지역을 위해 일했을 것이다. 남편이 살고 싶어 하던 그 삶을 내가 대신 채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봉숙 회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눈가를 붉혔다.
따듯한 맛, ‘작은행복나눔 도시락’
‘작은행복나눔 도시락’도 그렇게 탄생했다. NDR엔터테인먼트 강원필 대표로부터 홀몸 어르신들을 위한 50인분의 도시락을 매주 만들어 보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혼자 만들어야 했지만 유 회장은 흔쾌히 허락했다. 대량의 음식을 만드는 것은 40여 년 식당 운영에 잔뼈 굵은 그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다. 무엇보다 남편이 기뻐할 것 같았다. 도시락을 배달하는 일은 영북면 행정복지센터와 행복마을관리소가 맡아주기로 했다. ‘작은행복나눔 도시락’은 민·관 콜라보레이션 봉사가 되었다.
‘작은행복나눔 도시락’은 영북지역 홀몸 어르신들에게 전해지는 ‘따뜻한 안부’다. 도시락을 전달하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고 인사를 전한다. 어르신들은 매주 수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손끝에 전해지는 도시락의 온기에 눈물을 글썽이는 분도 계시다. ‘따듯한 맛’ 도시락에 감동한 어떤 어르신은 ‘저한테까지 반찬을 보내주어 감사하다. 다양한 메뉴 덕에 건강을 돌볼 수 있게 되었다’는 편지를 전하기도 했다.
남은 삶도 ‘봉사’로
유봉숙 회장의 꿈은 ‘계속 봉사하며 사는 것’이다. 운동도 하고 있다. 건강해야 봉사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곤할 때도 있지만, 신기하게도 봉사를 할수록 오히려 힘이 난다. 오랫동안 해 온 봉사활동으로 각종 상도 많이 받았다. 그렇지만 유 회장에게는 ‘수상’ 자체보다 어르신들이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더 큰 상이다.
유봉숙 회장은 “작은행복나눔도시락을 제안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강원필 대표님을 비롯해 윤숭재 영북면장님, 행복마을관리소 직원분들께 무척 감사하다. 남은 삶도 지금처럼 어르신들을 위한 일을 하며 살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